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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 이야기
할머니와 시골에 대한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저로 하여금 술을 빚게 한 것 같아요

예로부터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어요. 더러는 술이 사람들을 부르기도 했죠.
수원이 고향인 제 어릴적 집은 동네에서 쌀농사를 가장 많이 했는데, 추수철이면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제일 먼저 저희 논의 벼 수확을 도와주셨어요.
할머니는 막 거둬들인 햅쌀로 술독 가득 술을 빚어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시곤 했는데 그 때 항아리 속에서 보글보글 소리 내면서 익어가던 술 향기는
아직까지 기억이 잊혀지지 않고 있어요.
이런 할머니와 시골에 대한 잊을 수 없는 그리움들이 저를 결국 술을 빚게 만든 것 같아요.

이웃사촌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의 선조들의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는 아름다운 풍속은 아직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색다른 음식이 조금만 있어도 나누어 먹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나가던 아름다운 향촌의 풍속은 너무 황홀하다고 생각해요.

‘자네 집의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라는 조선 후기 문신인 김성최의 시조도 있지 않나요?
술로 소중한 인연을 맺고자 좋은 것을 이웃과 나누려 했던 우리 전통 문화를 더 널리 전하고 싶어요.